2013년 2월 4일 월요일

[이대호의 18.44m]유먼, "사이판 안간다" 외친 이유



[OSEN=이대호 기자] 지난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좌완 에이스로 활약한 쉐인 유먼(34). 좌완투수로 큰 키와 특이한 투구폼, 그리고 위력적인 서클 체인지업까지 갖춰 류현진(26,LA 다저스)과 판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성적도 그에 못지 않았다. 유먼은 29경기에 등판해 13승 7패 179⅔이닝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 롯데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투수로 우뚝 섰다. 메이저리그에서 특별한 경력은 없지만 아시아 야구에 특화되어 있다는 구단의 자체평가가 정확히 들어 맞았다. 

유먼은 지난해 활약으로 일본 진출에 대한 이야기까지 있었지만 결국 롯데와 재계약을 맺었다. 구단 발표에 따르면 유먼의 연봉은 25% 인상된 37만5천달러.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환상적이다. 그리고 내가 어려울 때 먼저 손을 내민 롯데를 거절할 수 없었다"는게 재계약을 체결한 유먼의 설명이다.

라이언 사도스키(31)를 대신해 새로 팀에 합류한 스캇 리치몬드(34)는 사이판 캠프에 합류했지만 유먼은 가고시마 캠프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는 숨은 이유가 있다. 지난해 한국야구를 경험 해 봤기에 혼자 몸을 만들어도 된다는 자신감일수도 있고, 또 하나는 사이판에 대한 안 좋은 기억(?) 때문이기도 하다.

유먼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미국으로 떠날 때 환송을 나간 롯데 구단 직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내년에 롯데에서 뛸 지 아직은 확실히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건 절대 사이판에는 안 갈거다." 롯데가 캠프를 차린 사이판은 휴양지로 유명하지만 2009년 미국에 자치권을 반납하면서 급격하게 경기가 위축됐다. 실제로 사이판 현지에는 문 닫은 상점이 즐비하고 거리에는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 관광객들이 찾는 고급 리조트 주변에만 소규모로 상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바꿔 생각하면 선수들에게는 최적의 훈련 조건이다. 훈련을 마치고 특별히 할 일이 없기 때문. 구단 관계자도 "사이판은 훈련만 하기에 딱 좋다. 선수들을 유혹하는게 없다. 그래서 다른 구단도 사이판을 1차 캠프로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맥주를 한 잔 하려고 해도 상점들은 일찍 문을 닫기 때문에 일찍 숙소로 돌아와야 한다. 쉬는 날이면 선수들은 근처 워터파크에 가거나 골프장에 가는 게 고작일 정도. 

유먼이 사이판에 질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호기심이 많고 항상 인생을 즐겁게 사는 성격. 부산에 있을 때도 여기저기 다니기를 즐겨했다고 한다. 그런 유먼에게 아무것도 할 것 없는 사이판은 '심심한 곳'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 터. 그래서 사이판에 합류하는 리치몬드가 전화로 조언을 구하자 "꼭 X box(게임기)를 챙겨서 가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유는 끝없이 계속되는 사이판 캠프의 러닝이다. 롯데 투수들은 사이판에서 많은 러닝을 통해 하체를 강화시킨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매일 기본적으로 러닝훈련이 있고, 이틀에 한 번씩은 마리아나 구장에서 숙소까지 10km를 뛰어서 돌아가야 한다. 유난히 많은 러닝에 유먼은 지난해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이다. 

구단 관계자는 "유먼이 스스로 몸을 완벽하게 만들어 온다고 약속했다. 프로 선수인만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 유먼은 7일 일본 가고시마 캠프로 곧바로 합류할 예정이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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